기장해변의 오랑대
1월하면 생각나는 겨울바다 추억이 있다.
30년 여년전의 일이다.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휴가나온 사관생도 친구 때문에 1월1일 태종대를 갔다.
사춘기를 함께 보낸 동네3악동이라 불리던 3놈이 비가 부슬거리는 1월1일의 겨울바다를 찾았던 것.
어릴적 해운대며 광안리바다를 낚시와 물놀이한다고 같이 잘 돌아 다녔지만
휴가나온 친구가 만나자말자 뜸금 없이 태종대바다를 가자고! 그것도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훈련받는다고 군기가 온몸에 쫙 배인 생도의 희망사항이라 군말 없이 같이 나섰다.
비오는 조용한 태종대를 우산도 없이 걷는 친구 생도 뒤를 다른 한 친구와 말없이 걷는데
어디선가 괴성이 들렸다. 어른키만한 파도가 치는 갯바위에서 두 여성이 얼싸 앉고 춤추듯 폴짝거리며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마치 모든 속박에서 잠시 벗어난 '델마와 루이스'처럼 ...(아니 '처럼'이 아니라 바다를 처음 본 영화속 그녀들과 똑 같았다. 물론 이 영화 나오기 근 10년전 일이지만...)
여행가방이며 옷차림 말투로 보아 부산을 여행 온 친구들이었다.
당연히 비가 추적거리는 인적드문 바다에서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는 기사도를 빙자한
낚시(?)가 이루어졌고 그녀들도 우리의 미끼를 거리낌없이 받아주었다.
그녀들은 태어나서 바다를 처음 봤단다... 흐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자마자 거친 태종대의 내리막 계단을 뛰듯 내달았고
파도가 사람을 삼킬 수 있는 위험도 모르고 갯바위에서 그리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을 내질렀단다.
그러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이 여럿있다고 위협을 가하고
안전한 해변여행을 위한 도우미를 자처하며 우리는 그녀들과 썸을 만들어 갔다...
그날 나는 바다를 바라보는 타인들의 가슴을 처음으로 보았다.
힘든 군사훈련을 받고 휴가 첫날 바다로 가자던 친구,
또 그곳에서 만난,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를 접한 그녀들의 동경을 어렴풋이나마 보았던 것이다.
나에게 바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었으니 바다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을 알리 만무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한 5년 뒤의 일이다.
인천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였다.
거의 일주일에 2, 3일은 야간작업을 하고 주말도 없이 일을 해대던 시절,
느닷없이 바다가 보고 싶은거였다.
짭자롬한 갯비린내와 파도에 쓸려 도란거리는 모래알, 자갈들 소리,
한 없이 채워져 울렁이는,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풍덩 뛰어들고 싶고
그러면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으로 떠갈 것 같은 진초록의 망망대해.
바다를 배경으로 그이들과 그녀들이 자유롭게 재잘대며 백사장에 질펀하게 펼친 술판,
파도와 '나 잡아봐라'며 해변을 아무 장난감없이도 뛰어들었다 나왔다 하며 깔깔대는 유치한 표정들...
그 속에 있지않은 나를 발견하고 애닯아하는 것이다. 향수병을 앓았던 것이다.
너무나도 바다가 그리워 잠시 짬을 내어 월미도를 찾았다. 주안역에서 1호선 국철을 타고...
하.지.만....
맥아더 장군상을 뒤로하고 바라본 바다는 바다가 아니었다.
내가 늘상 보고 자란 바다가 아니었다.
정말 낙동강만도 못한 갯벌만이 펼쳐진 뻘밭이었다. 순간 너무 당황했다.
이리저리 바다를 찾아 미친놈처럼 헤매었지만 결코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서해바다를 접한 것은 처음이었으니...
누군가 바다의 매력은 '정상이 없어 욕심을 내려 놓게 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바다는 힐링 그 자체이고, 부산은 바다를 빼고는 이야기가 안된다.
힐링을 위하여 비오는 날 드라이브도 좋고 걸어도 좋은 송정부터 임랑까지의 바다를 포함한
일곱색깔 무지개중 [블루]섹션은 당연하게 [레인보우 부산]의 제일 첫머리를 장식한다.
당신에게 전망 좋은 바다와 힐링을 선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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